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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일기(일부비공개)

24. 우울증 일기 - 욕구가 치솟는다.

by 스토리대전 2021. 10. 1.

괜찮아졌었다.

완벽히는 아니지만 이런 기분은 들지않았었다.

그래서 일기도 몇 달 쓰지 않았다.

 

괜찮지 않다.

이게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가깝게 설명하자면 죽자니 무섭다.

 

무서우면서도 참을 수 없는 화가 날 때랑 비슷하다.

참다참다 화를 못 버텨 일을 저지르는 것처럼.

죽고싶은 감정이 너무나 자주 솟구친다.

매번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처럼 한계치를 간단히 벗어난다.

 

인간들의 위선만 생각해도 토할 거 같고 차별도 지친다.

또 짜증나는 건 죽고싶어도 편하게 죽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

 

난 심약한 생명체일 뿐.

죽고싶은 마음이 솟구칠 때 죽지 못하면 죽음이 두려워진다.

 

이럴거면 마약이라도 합법으로 해주지.

마약은 정신과약, 마취제로도 쓰이는데 왜 개인은 못 하는지 아쉽다.

세금에 미쳐 담배도 팔면서 말이다.

 

내 상황이 누가 듣기엔 한심하게만 느껴질 것이다.

분명 이렇게 한심한 마음으로 살진 않았었는데.

거짓과 수십년의 차별이 날 한심하게 만들어줬다.

핑계라면 핑계겠지만 어쨌든 난 한심하다.

한심하게 보여도 싫은 건 싫다.

 

이런 기분이 올라오면 사람들을 싹 다 죽여버리고 싶을 때가 많다.

사람을 죽이면 감정이 사그러 들거나 누군가 날 죽여버리겠지.

평상시엔 아니여도 이 기분이 솟구칠 때 만큼은 그렇게 되길 원한다.

누가 좀 죽여주고 장례식도 열지말길.

쳐 울 거면 날 따라 죽던지 차라리 웃었음 좋겠다.

내 죽음으로 아무도 슬퍼하지 않길 바란다. 개같은 연기하지 않길 바란다.

얼마 없는 내 돈 다 갖고 꺼지길 바란다.

안 가져가면 인출해서 다 태워버리고 끝내고 싶다.

 

타인의 입에서 난 분명 이타적인 사람이었다.

이타적인 사람으로 낙인찍혀 살았었다.

그런데 최근 10년은 날 그렇게 보는 사람은 없다.

참을만큼 참았고 이젠 누구에게도 참지않는다.

 

헛소릴 하면 부모, 선생, 대대장, 사장 가릴 것 없이 팩폭을 날렸다.

팩폭으로 입을 다물게하거나 무논리로 호통치게 만들었다.

나에게 역겹게 행동한다면 고통을 줬다. 

직접적이든 머릴 써서 우회적이든 고통을 주었다.

참을 이유 없다.

 

나에겐 화만 남았다.

죽고싶다는 감정이 화를 불러온다.

너무 짜증이 난다. 다 부수고 싶다.

 

시간은 흘러지나가고 감정은 잠복해있고. 지친다.

신물나는 전쟁의 끝을 맺을 수 있을지.

 

내 마음에 겁이 클지 화가 클지.

아직까진 겁이 더 크다.

시발 다행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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