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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27

우울증이 보는 우울증 친구 손절 우울증은 개인차가 있다. 개인차에 원인에 따라 증상도 다르고 증상에 대한 반응 정도도 다르다. 우선 난 지금 우울증이 아니다. 우울감은 자주 겪지만 우울증은 아니다. 우울증을 겪을 때는 내 숨소리조차 듣기 싫어 짜증이 치솟았다. 스스로를 계속 굶기고 싶은데 2끼 이상 먹지 않아 배가 고파오면 짜증이 났다. 허기에 대한 짜증이 아니라 허기를 느끼는 몸뚱이에 짜증이 났다. 불면증에 걸렸다가도 하루에 16~18시간도 계속자고 또 자기도 했다. 어쨌든 우울증을 겪었던 내 경험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집필하고 싶다. 1. 우울증은 병이다. 호르고 분비 장애로 인한 병이다. 정신력으로 이겨내라? 생활습관부터 바꿔라? 불가능하고 사실 크게 의미도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울증인 사람에게 씻고 규칙적으로 식사 챙.. 2022. 8. 7.
26. 우울증 일기 - 스트레스 해소 방법 노래를 듣다가 쓰고 싶은 구절이 생겼다. 작문을 하다가 새로운 글이 쓰고 싶어졌다. 내가 가장 취약한 '사랑'을 주제로. 사랑이라면 분명 행복하다는 감상을 줘야할텐데 내 글에는 '슬픔'과 '애틋함' 비스름한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 말에는 생각이 묻어나고 글에는 경험이 묻어나는 것 같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농담에도 일말의 진심이 담겨있고 오글거리는 글귀도 쓸 때 만큼은 진심이다. 풋풋한 감정을 드러내는 글을 쓰다가 문득 10살 때 즈음의 기억이 떠올랐다. 체육시간에 줄넘기를 허리에 묶는 모습을 끝까지 보던, 살색 색연필을 빌려 달라던, 다른 남자애가 내게 볼뽀뽀로 장난 치는 걸 구경하던, 하굣길 경사진 집 앞 언덕까지 따라와 필통을 빌려달라던 여자아이. 당시의 난 기대 이상의 관심을 받는 게 두려웠던 .. 2022. 2. 23.
25. 우울증 일기 - 유서를 쓰고 싶다 슬픈 노래를 듣다가 벌써 10개월 전 읽었던 글을 다시 읽으러 갔다. 내용은 친구의 자살이고 집필자는 죄책감을 느끼는 글을. 이 일기를 쓸 때의 감정은 항상 비슷하다. 유서를 쓰고 싶다. 그 때 마다 항상 조금은 마음이 변했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변하지 않는 게 있다. 그 내용은 평소에는 용기가 없어 말하지 못하는 내용이다. 유서를 쓴다면 밑의 내용들은 반드시 넣고 싶다. 너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나라는 사람을 알려고 해 줘서 고맙다. 차가운 표정, 차가운 말투밖에 하지 못하는 내게 관심을 줘서 고맙다. 진심으로 바란다. 내 죽음을 알게 된 사람들이 행복하게 내 죽음에 대해 얘기하기를. 장례식은 필요없다. 진심이다. 부고로 부담을 주기도 시간을 뺏어 귀찮게 하기도 정말 싫다. 내가 .. 2022. 2. 6.
24. 우울증 일기 - 욕구가 치솟는다. 괜찮아졌었다. 완벽히는 아니지만 이런 기분은 들지않았었다. 그래서 일기도 몇 달 쓰지 않았다. 괜찮지 않다. 이게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가깝게 설명하자면 죽자니 무섭다. 무서우면서도 참을 수 없는 화가 날 때랑 비슷하다. 참다참다 화를 못 버텨 일을 저지르는 것처럼. 죽고싶은 감정이 너무나 자주 솟구친다. 매번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처럼 한계치를 간단히 벗어난다. 인간들의 위선만 생각해도 토할 거 같고 차별도 지친다. 또 짜증나는 건 죽고싶어도 편하게 죽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 난 심약한 생명체일 뿐. 죽고싶은 마음이 솟구칠 때 죽지 못하면 죽음이 두려워진다. 이럴거면 마약이라도 합법으로 해주지. 마약은 정신과약, 마취제로도 쓰이는데 왜 개인은 못 하는지 아쉽다. 세금에 미쳐 담배도 팔면서 말.. 2021. 10. 1.
23. 우울증 일기 - 속초로 놀러 갔다. 강원도 인제에서 군생활을 했기에 강원도는 싫었다. 같이 간 친구 P도 오줌도 안 싼다고 했지만 우린 결국 강원도 속초로 놀러 갔다. 전말은 이랬다. 밤에 일하는 친구 H가 일하는 곳에서 스트레스 때문인지 퇴근 직전에 술을 마시자고 전화를 했지만 난 자고 있었다. 내심 미안함에 내일 퇴근 전이 아니라 아침에 미리 연락을 달라고 했다. 연락이 없기에 난 주식을 살펴보다 잤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 또 퇴근 전 30분에 연락을 했던 것이다. 또다시 다음 날. 난 3번이나 물었다. "술 안 마실 거야?", "안 마셔." H의 대답은 확고했다. 그럼 알겠다고 하고 잤다. 잤는데 5시간 전에 안 마신다던 H가 자고 있던 날 전화로 깨우더니 노래방으로 불렀다. 다른 사람하고 마셨는데 아쉬워서 2차를 하고 싶다고 부른.. 2021. 5. 5.
우울증이 주는 의외의 이점 결론부터 말하겠다. 우울증의 이점은 가짜 관계를 전부 청소해주는 거다. 가짜 관계란 친구, 지인 더 나아가 애인, 가족까지도 포함된다. 이 가짜 관계들은 우울증임을 밝히거나 우울증 전보다 많이 찾게되면 알아서 정리된다. 만약 당신이 결혼식이나 장례식에 많은 사람들이 오는 게 중요하고 그런 인맥관리를 한다면 절대 그러지 마라. 그게 아니라 반대로 내 삶을 정말 소중한 인연들로만 채우고 싶다면 우울증임을 밝혀라.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더 자주 찾아라. 이기적이지만 그 사람이 귀찮아해도 당신이 원하면 찾아라. 멀어지면 그 정도의 인연이었던 것이고 계속 날 신경쓴다면 그 사람에게 난 중요한 사람이다. 물론 이 시기에 같이 있어준 사람이 힘들어할 때 배신하지 마라. 그런 사람을 필자는 정말 극혐한다. .. 2021. 4. 5.
20. 우울증 일기 - 우울증 친구 이해할 수 없는 이유 한낮의 햇빛 때문인지 불쾌하게 일어났다. 정신이 다 들기도 전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우울증 : 일어나기 싫지? 누워있어. 우울증 : 씻고 밥 먹어도 할 일도 갈 곳도 없잖아. 오늘 안 씻어도 상관없잖아. 우울증 : 어차피 아등바등 노력해서 뭘 이룬다 해도 그 속에서도 괴롭고 외로워. 나 : 이제 깼어. 우울증 : 깨어나도 침대에서 일어나려면 6시간은 족히 필요하잖아. 우울증 :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었고 오늘도 똑같아. 우울증 : 그냥 시간이 흐르고 있는 거지. 달라진 건 없어. 나 : 그런 거 같기도 해. 우울증 : 내일을 바꾸려고 할 필요 없어. 우울증 : 어차피 죽으려 할 거잖아? 우울증 : 의지할 곳도 희망도 없으면 죽으러 갈 거잖아. 나 : 그때를 준비해야 하지 않아? 우울증 : 달라지.. 2021. 3. 26.
19. 우울증 일기 - 친절을 베푸는 건 기쁘다 오랜만에 외출이다. 철도 적성검사를 위해 멀리까지 가야했다. 아침에야 잠이든 난 3시간 정도를 자고 밥 대신 커피와 에너지바만 먹고 집을 나섰다. 의왕역까지 가던 1호선엔 낮 시간이라 그런지 대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마냥 부럽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러다 꽤 멀리가서 한 아주머니가 철 손잡이 부분에 머리를 대고 꾸벅꾸벅 졸고계셨다. 졸고계신 그 분 쪽에 출입구가 열리고 많은 손님들이 내리고 타고하니 잠이깨셨는지 반대편으로 가서 다시 눈을감고 벽에 기대셨다. 23살 무렵. 군대를 막 전역하고 학교에 과제에 토익학원까지 다녔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얼마나 잠이 부족했었는지 불면증을 앓고 있었으면서도 서서 잠에 들었다. 새벽 6시에 현관을 나서고 집에오면 항상 11시였기에 과제까지 하면 거의 2~3시에 잠들었던 .. 2021. 3. 25.
18. 우울증 일기 - 자살을 이해하실 수 있나요? 오늘도 뜬금없이 갑작스럽게 욕구가 치솟았다. 슬픈일도 없는데 눈물이 나고 더 울고 싶어졌다. 코가 막히고 압으로 인해 귀가 아프다. 목을 매는 방법을 찾아보고 기름에 불을 붙여 내 몸을 태우는 상상을 한다. 무섭다. 죽음 자체는 이미 무섭지 않게 된지 오래다. 고통도 고통이지만 남겨진 사람들이 받게 될 고통이 제일 무섭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떠나 아파할 사람들은 내 곁에 있어준 사람들 뿐이다. 그들이 날 위해 한 고생들과 성의를 전부 무시하는 행동이다.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택했을 때 고통받는 게 날 버리거나 날 고통스럽게 하던 사람들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 친구, 지인들이라니 너무 미안하다. 못 할 짓이다. 내가 죽어버리면 그들이 해준 위로가 내게 전혀 도움이 안됬다는 말로 답하는 것과 같다. 난 .. 2021. 3. 19.
17. 우울증 일기 - 내가 5살에 겪은 것. 5살에 보통 애들은 뭘 겪었을까? 무슨 얘길 듣고 어떤 동심을 갖고 살았을까? 나에겐 없는 추억이다. 난 5살에 내가 아버지의 아들이 아니라는 말을 들은 게 다다. 물론 난 사생아가 아니다. 사생아가 아닌데도 아버진 날 고등학생까지도 사생아로 의심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어머니가 날 낳을 때 스트레스를 받아 내 피부가 온통 까맣게 태어나 못생겼던 것이다. 물론 피부색은 크면서 하얀색으로 변했지만 날 사생아로 의심하는 건 여전했다. 내 쇄골이 심하게 비대칭인데 이건 아마 계단에서 아버지가 날 안고 있던 어머닐 때렸을 때 어머니가 날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강하게 잡으셨을 때 그렇게 된 것 같다. 유치원 졸업사진을 보아도 이미 쇄골이 비대칭이 되어있었으니. 그 이전 나이에 일이 있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 2021. 3. 14.
16. 우울증 일기 - 인간 종류 관찰 서로 미워하는 게 유행이다. 나와 다른 사람을 멸시하고 벌레를 뜻하는 한자 '충(蟲)'을 붙여 부르기도 한다. 세대, 지역, 남녀, 소득, 정치, 종교, 직업군으로 멸시하고 급을 나눈다. 이렇게 서로만 옳다고 지껄이는 건 재미없다. 정말 재밌는 관찰은 중도 입장에서 봤을 때 본인에게 유리하게 진술했을 때 제3자가 옳다고 말 해줄때다. 관계에서 누구나 본인이 피해자라고만 한다. 그렇게 해야 '동정'을 얻어 쉽게 듣는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가족, 연인이든 친구든 지인관계든 인터넷에서 글을 쓸 때나 정황을 모르는 누군가하고 만나 얘기할 때 누구나 본인을 피해자로 만든다. 본인을 피해자로 만듦으로써 자신이 한 '행위'를 정당화 시키고 상대방으로서 그 '행위'가 합당했다는 생각을 준다. 그.. 2021. 3. 12.
15. 우울증 일기 - 집중력 올리는 방법은 화를 내는 것 보통 공부할 때 소음, 잡음이 전혀 없는 곳에서 집중력이 높게 유지되었다. 난 집중력이 강할 땐 정말 강하지만 그 시간이 유독 짧다. 정말 강한 집중은 30분 정도. 중간 이상의 집중은 90분이 한계다. 이후엔 아무리 쉬어도 수면 전 까진 그 집중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잡념, 망상으로 이어질 때가 많았다. 고등학생 때 몇 번의 실험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건 화다. 내가 평소 뉴스를 읽고 내는 화. 타인에게 내는 화를 독서할 때 생각했다. 학창시절엔 열심히 이해하거나 정리한 걸 별로 친하지 않은 급우에게도 설명해주거나 내가 기록해 놓은 걸 대가없이 알려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랬던 내가 싫다. 병신같다. 그 새끼들은 내게 정보만 빼가고 날 밟을 생각 뿐.. 2021.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