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해. 읽을 수가 없어.
머리가 이해를 거부해.
예전의 내가 원하는 건 무엇이었을까.
지금 원하는 건 위로도 공감도 아니야.
술도 커피도 아니야. 동정하지마.
그냥 내게 남은 행복이 없단 걸 알려줘.
원인이 사라질 때까지 도망쳐야 해.
가식과 노력이 아닌 순도 높은 사랑을 받아야 해.
그렇지만 난 도망칠 힘도 없고 사랑 받을만큼 매력적이지도 않아.
그렇지 못해서 포근한 상상을 해.
언제든 고통없이 영면에 들 수 있는 약을 얻는 꿈.
품에 안고 자면 어릴 적 안았던 강아지만큼 따뜻할 거 같아.
원하는 걸 포기하고 숨 쉬는 것에 몰두하면 내가 나로 사는 걸까.
욕심을 끌어 안고 약해지는 숨결을 외면하면 내가 나로 사는 걸까.
난제는 싫어. 어려운 사색은 싫어.
왜 태어났지란 자문을 왜 15살부터 했을까. 어려운 질문은 그만해.
졸음이 쏟아지길 눈물이 쏟아지길.
집보다 학교보다 버스 안에서 마음이 편했던, 구름을 보고있는 시간이 너무 빨랐던. 그 순간들이 날 편안하게 해.
읽지마. 보이기 싫어.
읽고나서도 곁에 있어 준다면 고마워.
분석 하지마. 듣기 싫어.
분석하고도 아무 말 없다면 괜찮아.
오늘도 조금 잠잠해진 거 같아.
병을 이겨내도 남아있겠지.
환자라는 낙인이. 무섭다.
우울증일기(일부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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