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공부할 때 소음, 잡음이 전혀 없는 곳에서 집중력이 높게 유지되었다.
난 집중력이 강할 땐 정말 강하지만 그 시간이 유독 짧다.
정말 강한 집중은 30분 정도.
중간 이상의 집중은 90분이 한계다.
이후엔 아무리 쉬어도 수면 전 까진 그 집중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잡념, 망상으로 이어질 때가 많았다.
고등학생 때 몇 번의 실험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건 화다.
내가 평소 뉴스를 읽고 내는 화.
타인에게 내는 화를 독서할 때 생각했다.
학창시절엔 열심히 이해하거나 정리한 걸
별로 친하지 않은 급우에게도 설명해주거나
내가 기록해 놓은 걸 대가없이 알려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랬던 내가 싫다. 병신같다.
그 새끼들은 내게 정보만 빼가고 날 밟을 생각 뿐.
앞에선 좋게 보지만 속으론 병신 취급할 뿐.
그런 회상을하니 나도 마음을 바꾸게 되었다.
'나 이외 다 불합격되도 상관없다.'
'경쟁상대는 돕지 않는다.'
'굶어 죽든 정신적으로 마지막이든 내 일 아니다.'
이런 생각을하니 게으르고 나태했던 내가 조금은 열심히다.
더 이상 '내가 떨어지면 다른 누군가는 행복하겠지.'라며
게으름을 합리화하지 않을 거다.
보이지 않는 경쟁자들에게 화가나니 이상하게 잡념이 사라졌다.
내가 카페인과 중독에 의지않고 이렇게 집중할 수 있다니 놀랐다.
난 원래 평화주의, 안일, 게으름, 나태가 어울리는 놈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은 날 화나게 한다.
날 속이고, 내게 받기만 하고, 내가 상처를 치유해줘도 내게 상처를 주었다.
속아주면 뻔뻔해지고 더 주면 더 빼갈 생각이거나 부담스러워 할 뿐.
내가 원하는 관계가 아닌 상대방이 날 특정한 역할로 만들어 놓은 관계.
지표로 보여주기전엔 날 무시하거나 믿지 않는 관계.
그리고 이유없던 정서학대.
형과 1대1로 마주보고 서 있는다.
몇 시간이고 서 있는다.
이 때 웃는 사람은 뺨을 맞는다.
만일 뺨을 약하게 때리면 아버지에게 뺨을 맞는다.
둘 다 웃는다면 서로 뺨을 때린다.
아무도 웃지 않으면 아버지에게 둘 다 뺨을 맞는다.
정서학대 수준은 위의 경우 1가지만 써도 어느정도일지 알 것이다.
위의 게임은 난 초등학교 1학년 때 몇 번씩 했었다.
지금도 생각하니 화가 치민다.
그렇게 내 안에 화는 많아졌다.
화가 많은 사람은 주변사람들이 거리를 둘 뿐. 좋은 게 없다.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이젠 '화'라는 에너지가
내 안에 많다는 것에 안정감을 느낀다.
집중력이 필요할 때 화를 내면 잡념이 사라지니
몇 시간이고 집중할 수 있었다.
바로 앞에 흥미있는 영상이 틀어져있어도 상관없을 정도였다.
이 일기를 적는 이유도 이 사실을 내게 다시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식음전폐.
그림에 빠졌을 땐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았고
바둑에 빠졌을 땐 잠도 제대로 자지 않았다.
이젠 어디에 빠지지 않아도 충분히 집중할 방법을 찾아 기쁘다.
그리고 감사한다.
날 이렇게 화가 많은 인간으로 만들어준 병신들에게.
일말의 감사를 느낀다. 그리고 미안하다.
어떤점이 당신들을 병신으로 만들고 있는지 말해주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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