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 화재 건으로 티스토리가 먹통이었다.
카카오의 유료서비스와 이용자가 많은 서비스들은 2일 정도 후 복원된 거 같았다.
그 중 사용자가 적은 티스토리의 복구 속도는 다른 서비스에 비해 더뎠다.
그 사이 통계 조회는 물론 글을 읽는 것도 불가했다.
그렇게 며칠 지나니 검색에서 상위 페이지에 나오던 것도 사라졌다.
유입은 1/5토막이었다. 그래도 최근엔 1/2정도로 회복한 거 같다.
내가 영문 블로그를 개설한 것은 카카오 때문이다.
난 애초에 편파적 정치성향을 갖고 있는 기업을 싫어하기에 카카오를 싫어했다.
물론 이런 것 때문에 새 블로그를 만든 건 아니다.
이번에 확인한 카카오의 문제가 너무 컸다.
1. 화재는 날 수 있지만 사고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2. 복구 시간이 오래 걸렸다.
3. 제대로 복구되지 않았지만 결국 복구가 완료되었다고 공지를 내고 끝내버렸다.
1,2번은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3번은 이해할 수 없다.
코드가 꼬인 블로그, 애드센스가 안 나오게 된 블로그, 애드센스 신청이 막힌 블로그.
여러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카카오는 '복구 완료' 라고 한 뒤 끝이다.
그 이후로 난 구글 블로그인 블로거를 개설.
구글 블로그인 블로거는 잡블로그가 아닌 단일 주제, 돈에 관한 것이다.
평소 영어를 거의 접하지 않아 굉장히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모되지만 그래도 괜찮다.
내수기업인 카카오와는 비교 불가한 구글이니 안정성을 믿고 글을 쓰고 있다.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는 모두 도움이 되고 싶어서였다.
블로그는 내가 아는 사소한 지식들과 지혜와 아픔을 나누기 위해서.
유튜브는 사기 당하는 사람들 사기 당하지 말라고.
근데 이젠 싫다.
글이 완전히 날아갈 뻔한 티스토리에는 공들여 글 쓰기가 두려워졌다.
처음엔 써놓았던 글들을 이사시킬까 고민도 했다. 그러나 그건 그냥 둘 것이다.
이유는 카페를 운영했던 경험 때문이다. 내겐 2007년에 만들 카페가 있다.
그 카페 회원은 10개월이 되기 전에 5천명이 넘었다.
그러다 결국 비공개를 결정한 뒤 폐쇄하려고 했었는데 제동이 걸렸다.
매일 출석부에 도장을 찍고 일기를 쓰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의 부탁이었다.
그냥 자료실로 쓰게 놔두어 달라고.
난 그 부탁을 받아들였다.
그 분은 2022년10월인 오늘도 방명록에 도장을 찍으셨다.
요즘도 꾸준히 일기를 올려주신다.
내가 16년 전 회원 몇 분들의 부탁을 무시했다면 이 대단한 끈기는 못 봤을 것이다.
이 블로그도 구독해주신 몇 분들이 계신다. 신기하다.
난 그분들이 구독해주시기 전엔 티스토리 블로그에 구독 기능이 있는줄도 몰랐었다.
사실 구독해주신 분들이 어느 카테고리 때문에 구독하신지 강하게 짐작이 간다.
그분들께 미안한 마음을 조금 덜기 위해서라도 블로그에 있는 글들은 그냥 둘 것이다.
내가 글을 그냥 두고 간다고 해도 비슷한 내용은 또 올라올 것이다.
심지어 블로그에 적힌 내용보다 풍부하고 발전되어서 올라갈 것이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찾는 포스팅 '입체적인 캐릭터 만드는 방법' 같은 경우만 해도 이미 포스트 내용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된 버전을 난 갖고 있다.
그래서 전부 놔두고 다른 블로그를 하더라도 더 풍부하고 좋은 자료들을 공유할 수 있을 거 같다.
이 블로그는 이젠 정보나 자료가 아닌 일기나 일상들을 올리게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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