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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일기(일부비공개)

6. 우울증 일기 - 가짜 통증이 느껴진다.

by 스토리대전 2021. 2. 10.

10년도 더 전부터 하던 생각이 있다.

내가 옛날에 태어났더라면 난 태어나 며칠 못 살고 죽었을 텐데.

애초에 면역력도 약하고 몸이 약했으니.

 

더럽게도 아프다.

마음만 아픈 게 아니라 몸에 통증이 느껴진다.

 

예전에도 간혹 어딘가 통증이 느껴져서 병원에 가면

아무 이상도 없다고 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이 증상이었던 걸까?

 

이젠 체력도 정말 나약해졌다.

17살 때에도 체력이 심각하게 약해진 적이 있다.

은행에 가려고 씻고 현관을 나와 15미터 정도 걸었을 때 식은땀이 흘렀었다.

당시 여름이었지만 덥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그 때 만큼은 아니지만 누워만 있는 환자의 체력과 비슷한 느낌이다.

아무리 자도 1키로 정도의 산책만 갔다오면 피곤해서 뻗는다.

 

겉보기엔 아무 문제 없다.

체력이 약해져서 한 동안 달리기만 할 때가 있었는데

그 땐 매일 4키로를 20분에 뛰었다.

혈색은 몰라도 겉보기엔 그 때와 지금 내가 다른 건 없다.

 

마음을 진정시키려 별로 먹고 싶지도 않은 커피를 2개 탔다.

커피를 마시고 있지만 효과가 있는진 모르겠다.

 

점심엔 삶은 계란 2개 먹은 게 다인데 토할 것 같은 기분이다.

 

머리아프다.

아무것도 안 하며 시간만 축내기 싫어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

피부관리, 자격증 공부...

그러다가도 오늘같은 느낌이 오면 왜 살기 싫은데

헛수고를 하는건지 스스로가 멍청하게 느껴진다.

 

다음생은 제발 없길 바란다.

천국이란 것도 없길 바란다.

오늘도 시간만 버리며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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