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친형에게서 들었던 말이 있다.
의미있게 사는 게 가치가 있다면 의미있게 죽는 것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난 그 철학에 흥미는 없었다.
다만 이해하지 못한 것엔 흥미가 있었기에 나름대로 생각했다.
출근길에 당시 다니던 중소기업 경리에게 발걸음이 너무 느린 걸 걸렸다.
무슨 일 있냐는 물음에 난 있는 그대로의 생각을 말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나와 일하고 주는 월급을 받고
주인을 위해 일 하는 게 가축같다고.
그 얘길 다 퍼뜨렸는지 관심도 없는 상사가 내게 말을 걸었고
옆 부서 상사는 뒷담화로 지가 철학자야? 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 년 때문에 난 또 지역감정이 생겼다.
본인들은 피해자라고 말하며 항상 이유없이 가해를 하는 그 지역사람들..
나도 처음부터 그 지역에 감정이 있진 않았다.
그러다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행복하지 않구나.
정확한 자가진단이었다.
애정을 받을 곳은 물론 애정을 쏟을 곳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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