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거의 일들을 계속 회상한다.
잘 한 거 잘못한 거, 좋은 시간 나쁜 시간 등 어떤 것이든 현재보다
과거에 갇혀있는 시간이 생긴다.
2. 악몽을 꾼다.
귀신을 본다거나 누군가 죽는 꿈은 애교다.
완전포박을 당한 채 절단기로 신체가 잘리는 꿈.
흉기로 목을 찌르고 상대의 흉기는 맨손으로 막아내는 꿈.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듯 날아다니는 꿈.(시멘트 바닥에 쓸리거나 건물에 쓸려다닌다.)
테러에 당하는 꿈.
3. 악몽과 무관하게도 불면증이 생긴다.
24시간을 깨어있다가 자도 3시간 뒤에 저절로 깨버린다.
다시 잠을 청하지만 밤 11시에 일어나 새벽4시가 되어도 잠이 못든다.
이런 증세가 계속되어 몇 주 몇 달이 스트레스다.
4. 식욕이 없다. 성욕도 없다.
밥을 사서 2~3 숟갈 먹고 전부 버린 경우도 많았다.
집에 있을 땐 약간의 간식만 먹고 식사를 전혀 하지 않거나 1끼를 먹는다.
일부로 챙겨 먹어야 2끼.
성욕은 고등학생 때부터 다른 사람들에 비해 굉장히 적다고 느꼈지에
정확하진 않다.
5. 다른 괴로움이 겹치면 불면증에서 수면과다 증상이 나타난다.
너무 많이 자면 머리가 아프지만 그래도 다시 잠을 청한다.
깨어있는 게 괴롭다.
어차피 깨어있어도 죽어있는 몸이라는 생각 뿐.
6. 아무도 없는 곳 또는 아무도 듣지 못할 소리로 죽고싶다, 살고싶다고 중얼거린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싫고 무기력한 현재도 싫다.
7. 좋아하던 것도 흥미를 잃는다. 어떤 것도 재미가 없다.
게임, 노래, 운동, 바둑, 글쓰기, 그림, 주식.
전부 한 때 취미거나 최근까지 하는 취미다.
식사, 수면을 포기하고도 즐길 정도의 취미들도 있다.
그런데 그걸 하고 있는 동안에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오히려 이걸 왜 하고 있는지 짜증이 난다.
8. 움직이지 않는다.
그나마 움직일 땐 밤이다.
대부분이 밤산책.
오늘은 꽤 멀리 남산까지 새벽산책을 해 볼 생각이 들었다.
9. 새로운 것이 두렵다.
익숙한 것에 흥미를 잃었지만 새로운 건 두렵다.
사람이든 취미든 일이든.
누구나 처음은 두렵지만 거기에 설렘도 있다.
하지만 우울증을 겪고 있다면 새로운 것에 두려움과 성가심, 짜증이 생긴다.
10. 적막함을 느낀다.
그러고 싶진 않지만 적막함을 찾는 것 같다.
그게 익숙해진 거 같다.
새벽에도 혼자 앉아 2시간씩 거울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스스로의 행동이 두려워졌고 곧 슬퍼져 눈물이 흘렀다.
웃긴 건 곧 흥얼거리는 날 발견했다는 것.
11. 자살한 사람들이 이해가 된다.
빚이나 트라우마 때문에 자살을 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어떤 연유인지 몰라도 자살한 사람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아진다.
죽을 이유가 없어 보이는 사람의 자살도 이해가 간다.
그 외 증상들.
1. 그냥 울고싶은 날이 생긴다.
울려고 슬픈 노래, 영화를 찾아본다.
울면 스트레스가 낮아지는 걸 알기때문에 울려고 노력한다.
2. 우울증인지 아닌지 헷갈린다.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내가 정말 우울증인지 아닌지.
3. 죽어있는 것 같다.
움직이는 시체가 있다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일 것이다.
4. 그냥 다 싫다.
숨만쉬고 있어도 싫다.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생각하면 짜증이 치솟는다.
+추가.
5. 실제로 통증이 느껴진다.
공황장애와 같다.
공황장애나 우울증이나 조울증이나 결국 다 같은 것이다.
이 통증의 정도가 매번 다르지만 심할 땐
정말 죽을 때 느끼는 고통에 준하는 것 같다고 느낀다.
6. 믿을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우울증임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것 때문에 친한 사람들은 자신을 막 대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 어쩔 수 없다.
정상인은 정신병을 철부지 취급하고
약한 정신병을 앓아 본 사람들은
심각한 상태의 환자를 나약하다며 이상하다며 무시한다.
반대로 난 겨우 그 정도로 정신병원에 다닌 사람들을
나약한 주제에 잘난 척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겨우 그 정도 라고 말하는 범위의 우울증은
취업 또는 재취업 실패.
친구나 애인관계로 겪는 우울감.
여러가지 경우로 일시적인 우울감.
시험성적 등 성취실패로 인한 우울감.
이 정도로 약한 자극에 병원과 약에 의지하는 사람들의 경우다.
보통 이정도의 이유로 우울증을 겪었던 사람들이
우울의 원인이 사라지져서 금방 극복한다.
그리고선 우울증에 대해 다 아는 척 떠들어대고 다닌다.
일반 감기 걸렸었다고 독감에 대해 논하는 것과 같다.
(우울증이 유행일 때 위의 이유로 본래 우울증 걸린 사람들을 보며 이죽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적었던 내용)
위에 증상들은 단 한가지면 전부 없어진다. 행복하면 된다.
지금 행복한 사람은 위에 생각을 할 필요도 없고 떠오르지도 않는다.
위에 증상들 때문에 술을 마시면 잡념들은 줄어든다.
하지만 의욕은 생기지 않고 죽고싶다는 감정을 잠시 재워둘 뿐이다.
커피를 마시면 조금은 집중력이 생겨 뭔가를 할 순 있지만 잠시뿐이고
무의미하다 느껴지고 곧 짜증이 밀려온다.
주변에 우울증 환자가 있다면 그냥 손절하세요.
전 누군가에게 감정쓰레기통 역할을 시키지도 않았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고민이 생기거나 힘이 나지 않을 때 찾는
쓰레기통 역할만 했습니다.
물론 우울증 때문에 대화를 자꾸 하려고는 했습니다.
별 내용없고 시시콜콜한 얘기지만요.
하지만 전 항상 감정쓰레기통으로서 들어주고 공감해줬기에
기대했었지만 그럴수록 사람은 멀어집니다.
고등학생 때에는 주변에서 절 감정쓰레기통 삼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정작 제가 힘들어지니 귀찮아하거나 들어줘도 공감을 잘 못해줍니다.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제가 우울증이지만 우울증 환자는 손절하라고 말하겠습니다.
우울한 얘기를 안 해도 즐겁다는 느낌을 주변에 못 주기때문입니다.
그리고 환자를 생각해서라도 손절해주세요.
어차피 오래 볼 사람도 아닐테니까.
손절할 거면 미련 버리고 빨리 손절하세요.
어설프게 도와주려고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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