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울증일기(일부비공개)

5. 우울증 일기 - 가치 있게 살 수 있을까?

by 스토리대전 2021. 2. 9.

난 항상 쓸대없는 생각이 많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행복하게 살고 싶다.

좀 더 현명하게 살겠다고 행복을 버린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도 생길때가 있다.

심지어 그다지 현명한 생각인지도 확신이 없다.

 

침대에서 정신이 들면 해야할 일들에 스트레스가 올라온다.

숨 쉬는 것조차 짜증이 났다.

하지만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시간을 버리다보면

'그 까짓것들 뭐 어렵나.'로 바뀐다.

 

언제 죽어도 미련은 없으니 어려울 일은 없다.

다만 귀찮은 일들이 너무 많다.

 

명절 용돈을 찾으러 가는 것도 짜증나고

목표없는 공부도 짜증났는데

지금 당장은 그런 것들이 너무 별 거 아니게 느껴진다.

정말 별 거 아닌 일들이다.

그런데 그 안에 '내 사정'과 '인간관계'가 들어가니 너무나 괴롭다.

 

6살 쯤 어머니 손을 잡고 뛰다가 어머니의 체중이 내 쪽으로 치우져저

넘어지면서 생긴 왼쪽 손목에 흉터가 있다.

집에선 이 흉터를 치료해준다고 마취도 없이 2번이나 바늘과 라이터, 커터칼로

내 흉터를 다시 상처냈었다.

 

그런데 이젠 누가 내 손목을 보면 자해로 오해할 것 같다.

우울증인 걸 털어놓은 지인은 아마 내가 자해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이제는 연락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혹시나 오해하고 있다면 오해는 풀고싶다.

풀 이유도 없지만.

 

저녁에 행복하게 살고싶어지고

새벽에 누군가 죽여줬으면 싶은 이 감정은

내 삶에 가치를 찾으면 괜찮아질까?

내가 가치있게 살 수 있을까?

정말 어렵다, 목표를 버리고 현실을 즐기면 행복할까?

이렇게 태어나고 자란 게 정말 좆같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