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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어린이 동화

어린이 동화: 릴리와 그림자 속 신비한 손님

by 스토리대전 2024. 10. 10.

벤 애들러는 책상에 앉아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오늘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IT 회사에서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하루를 보냈다. 버그를 찾아내고, 패치를 작성하고, 수정 사항을 배포하는 일. 보통은 이런 일이 그에게 통제감을 주었고, 예측 가능한 논리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모든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릴리가 악몽을 꾸기 시작한 이후로는 말이다.

 

그의 딸 릴리는 여섯 살이었다. 아내가 2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릴리는 벤의 전부였다. 그는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며 최선을 다해 그녀 곁에 있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 몇 주 사이 무언가가 변했다. 릴리는 전보다 말수가 줄고, 조용해졌으며, 무엇보다도 한밤중에 자주 깨어나 방 안에 남자가 있다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벤은 릴리를 위로하며 그것은 단지 나쁜 꿈일 뿐이라고 말했다. 매일 밤 그녀를 재우기 전에 방을 확인하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악몽은 계속되었고, 릴리는 그 남자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그림 속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방 구석에 서 있거나, 릴리와 함께 있는 모습이 있었다. 이 그림들은 소름 끼쳤지만, 벤은 학교 생활이나 엄마의 부재로 인해 릴리가 스트레스를 받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아이들에게 악몽은 흔한 일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은 그를 잠식해 갔다. 꿈이나 그림 때문만은 아니었다. 릴리는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그렇게 보였다. 벤은 종종 복도에서 그녀가 밤늦게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그가 누구랑 얘기하냐고 물으면 릴리는 "아무도 아니에요, 아빠"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릴리의 눈은 다르게 말하고 있었다. 불안하게 두리번거리고, 무언가 보이지 않는 것을 찾는 듯한 눈빛이었다.

어느 날 밤, 벤이 집 사무실에서 늦게까지 일하고 있을 때, 릴리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속삭임이 아니었다. 비명 소리였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그는 복도를 질주해 릴리의 방으로 달려갔다. 릴리는 담요 속에 몸을 웅크리고 울고 있었다.

"그가 여기 있었어," 릴리는 울먹였다. "그가 문 옆에 서 있었어."

벤은 그녀를 달래려 했고, 집 안에 아무도 없으며 그저 악몽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릴리는 떨림을 멈추지 않았다.

그날 밤, 벤은 침대에서 잠들지 못한 채 뒤척였다. 더 이상 어떻게 릴리를 도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해보았다. 그녀의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릴리를 안심시켰으며, 심지어 아동 상담사에게 데려가는 것도 생각했지만 아직 전화는 걸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더 깊은 불안이 그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음 날, 벤은 회사에서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평소에 쉽게 풀리던 논리와 코드는 그의 딸의 공포 앞에서 의미가 없어 보였다. 그는 인터넷을 뒤져가며 답을 찾아보았다. 아이들의 악몽, 트라우마, 심지어 초자연적인 경험에 대한 글들까지 읽었지만, 그 어느 것도 그가 원하는 위안을 주지 못했다.

 

그의 상사는 그의 집중력 부족을 눈치채고, 무슨 일이 있든 처리하라며 집에 일찍 가라고 말했다. 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집으로 가는 길, 그는 점점 더 긴박함을 느꼈다. 딸이 다시 안전함을 느낄 수 있게 하려면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집에 도착하자 릴리는 조용히 거실에서 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공포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날 저녁, 벤은 결심을 내렸다. 그는 전화를 집어 들고 아동 심리학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가 혼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릴리가 겪고 있는 문제는 그의 능력을 넘어서고 있었다.

 

일주일 후, 벤과 릴리는 심리학자, 말로리 박사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박사는 친절하고 인내심이 많았으며, 릴리에게 그녀의 꿈, 그녀가 계속해서 본다는 "남자", 학교에서의 감정에 대해 부드럽게 질문했다. 릴리는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결국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몇 차례의 상담을 통해 릴리의 악몽과 그림들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그것들은 릴리의 슬픔과 불안의 표현이었다. 엄마를 잃은 트라우마와 그 이후에 그녀 안에 쌓여왔던 두려움들이었다. 릴리가 본다는 그 "남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마음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해석하려고 만든 산물이었다.

벤은 몇 주 동안 릴리를 상담에 데려갔고, 서서히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악몽은 바로 멈추지 않았지만 점점 줄어들었다. 릴리의 그림도 변하기 시작했다. 어두운 그림 대신 밝고 색감이 있는 그림이 그려졌다. 릴리는 다시 웃고, 웃음을 되찾았다.

 

어느 날 밤, 벤은 일터에서 긴 하루를 마치고 소파에 앉아 릴리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몇 달 만에 처음으로 그녀가 진정으로 평온해 보였다. 벤은 이 여정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힘든 날들이 있겠지만, 그들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날 밤, 릴리를 침대에 눕히며 벤은 그녀에게 말했다. "잘 자, 릴리야. 이제 괜찮을 거야."

릴리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며 아빠를 바라보았다. “아빠, 이제 그 사람은 없어요.”

벤은 안도의 물결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잘했어, 예쁜아.” 그는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 사람은 실존하지 않아. 이제 넌 안전해.”

 

릴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잠에 빠져들었다. 벤은 이마에 입을 맞추고 불을 끄고 나왔다. 방으로 돌아가던 중 그는 지난 몇 달간 짓누르던 무게가 어깨에서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괴물도, 어두운 그림자도, 그들의 집 구석에 숨어 있던 공포도 없었다. 그것은 단지 두려움이 만들어낸 환영이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치유되고 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벤은 희망을 느꼈다.

어떤 문제들은 단순한 패치나 코드 한 줄로 해결되지 않지만, 시간과 인내, 그리고 도움을 받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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