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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27

14. 우울증 일기 - 사람을 읽는 다는 것 어릴 적의 난 '눈치가 없다.'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초등학생, 눈치가 없는 게 정상일 나이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 때 분위기는 심각하지 않은 그저그런 일상의 느낌.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런 말을 들은 이유는 그저 '어른의 어리광'이라 생각한다. 난 눈치만 없는 게 아니었다. 눈치보며 살기 싫은 어린아이였다. 지금도 확신, 신념이 있다면 타인의 눈치는 안 본다. 논쟁이 될만한 부분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자. 자신있다.' 라고 했었다. 져주거나 맞춰주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내가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고 틀렸다고만 하니 나도 그들에게 맞춰주지 않았다. 난 눈치를 보아도 눈치보며 살기 싫다는 말에 확신있다. 꽤 어릴적부터 특정상황에서 타인의 표정을 관찰하는 .. 2021. 3. 1.
13. 우울증 일기 - 가족 죽이는 꿈 꿈이 행복하다고 느낀 건 22살이 마지막이다. 그 이후의 꿈은 항상 불쾌하거나 식은땀이 나는 꿈들 뿐이었다. 포박당한 채 신체 일부가 토막나거나 재입대를 하거나 분명 제대했는데 다시 군사훈련을 받거나 날 죽이러 오는 사람들에게 저항하거나 또는 날 죽이러 오는 사람들에게서 도망치거나 끔찍한 소리로 내 옆에서 자살하는 사람을 보거나 들키고 싶지 않은 일을 들켜 지금의 작은평안이 무너지거나 그런 꿈들이었다. 최근엔 수면시간이 너무 많아 꿈도 꾸지 않았다. 그래서 차라리 괜찮았다. 무기력과 과다수면으로 사는 게 가치없이 느껴졌지만 요즘 화나는 일이 너무 많아 스트레스가 차니 다시 꿈을 꾸었나보다. 그 꿈은 아무렇지 않게 가족을 죽이는 꿈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가족들 일부가 화약고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 2021. 2. 27.
12. 우울증 일기 - 너무 많이 잔다 몸에 이상이 생겼다. 확신한다. 원랜 한 번 깊게 자고 못 자는 타입이었다. 요즘은 일일 14시간 정도를 잔다. 하루는 평소 생활시간대로 버텨보았다. 12시간을 자고 일어나 있게된지 4시간만에 눈꺼풀이 무거웠다. 그렇게 17시간 정도를 깨어있었다. 토요일 오후 3시에 자서 처음 깬 시간이 일요일 자정. 밤 먹고 몇 시간 있다 다시 자서 깬 시간이 아침 9시. 역시나 먹고 또 다시 자니 오후 4시. 조금 깨어 있다가 몸이 추워 다시 자니 오후 11시 40분이었다. 이렇게 된지 1주일 정도가 되어간다. 6년 전엔 불면증이었다. 이틀에 3시간만 자는 삶. 미칠 것 같았다. 아무리 누워있어도 잠에 들지 못한다. 잠을 한 번에 몰아자는 현대인의 습관 같은 정도가 아니었다. 그냥 못 잔다. 아무리 피곤해도 눈 뜬 .. 2021. 2. 22.
10. 우울증 일기 - 잡념 정말 오랜만에 다시 하는 공부다. 단순 암기지만 머리에서 정리해야 하기에 소설책 읽듯 읽을 순 없다. 커피를 마시고 1시간은 괜찮았다. 집중도 잘 되었고 이해도 잘 되었다. 문제는 1시간 뒤 집중력이 떨어졌다. 정확히는 잡념들이 올라왔다. 내가 그 때 그렇게 안 했더라면... 지금은 다른 관계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지금과는 다른 과거, 추억이 남아있지 않을까? 왜 난 내 감정에 충실하지 못할까? 이런 잡념들이 공부를 방해했다. 커피의 효과가 떨어진 것이다. 학창시절에도 항상 이랬다. 이 잡념들이 문제였다. 잡념없이 집중해서 1번 읽은 지문의 내용을 1주일 정도는 기억했었다. 문제는 이 잡념이 60분~90분만 지나면 나타난다. 쉬었다가 다시 하면 집중력이 환기되어 그 전의 느낌은 없지만 잡념은 사라진다. .. 2021. 2. 17.
9. 우울증 일기 - 남자가 공감 능력? 여자의 이기심 문제다. 결론부터 말하면 남자의 공감능력 문제는 절대 아니다. 보통 여자들이 남자들은 공감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 보상없이 그 남자에게 감정노동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난 중학생 때부터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친구들이 힘들면 찾는 그런 사람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많은 연락을 받았다. 얼마나 자주 연락을 했냐면 '이번 주엔 평일에 전화를 1번만 했으니 토요일 1~2시쯤 전화가 오겠지.' 라고 예측하면 오전 11시에 전화가 오곤했다. 난 무상으로 수많은 시간을 그녀들 또는 그에게 할애했다. 하루는 귀찮은 내색을 강하게 하고 끊었지만 마음이 약해져서 내가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한 인간관계지만 성인이 된 이후 내가 힘들어 한 번 전화하니 정말 귀찮아하기에 그 뒤론 그런 연락은 하지 않았다... 2021. 2. 15.
7. 우울증 일기 - 열정은 정석이고 중독은 비행인가? 무언가 잘 하고 싶을 때 그 일에 중독되는 게 가장 쉬운 일이란 걸 안다. 그 일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타인을 만족시키는 경제적으로 가치있는 일이라면 정말 좋다. 난 초등학생 때 이미 게임중독이었다. 학교 가는 날에도 하루 4~5시간만 자며 집에 있던 모든 시간을 게임에 쏟아 부었다. 그렇게 몇 년을 지내다 문득 공허했다. 친구들은 학원에 다니며 중학교를 준비하고 친구들은 서로 어울리며 관계를 돈독히 할 때 난 불규칙하게 키보드를 두드리기만 했다. 무서웠다. 뒤쳐지는 게 무서웠고 혼자 있는 것 같아 두려웠다. 그렇다고 현실에서 행복할 자신은 없었다. 사실, 내가 게임에 빠진 건 초등학생보다 전이다. 6살. 만 나이 4살에 난 이미 게임으로 밤을 샜다. 들키지 않으려고 7시에 자는 척을 했었다. 어릴적부터.. 2021. 2. 11.
6. 우울증 일기 - 가짜 통증이 느껴진다. 10년도 더 전부터 하던 생각이 있다. 내가 옛날에 태어났더라면 난 태어나 며칠 못 살고 죽었을 텐데. 애초에 면역력도 약하고 몸이 약했으니. 더럽게도 아프다. 마음만 아픈 게 아니라 몸에 통증이 느껴진다. 예전에도 간혹 어딘가 통증이 느껴져서 병원에 가면 아무 이상도 없다고 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이 증상이었던 걸까? 이젠 체력도 정말 나약해졌다. 17살 때에도 체력이 심각하게 약해진 적이 있다. 은행에 가려고 씻고 현관을 나와 15미터 정도 걸었을 때 식은땀이 흘렀었다. 당시 여름이었지만 덥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그 때 만큼은 아니지만 누워만 있는 환자의 체력과 비슷한 느낌이다. 아무리 자도 1키로 정도의 산책만 갔다오면 피곤해서 뻗는다. 겉보기엔 아무 문제 없다. 체력이 약해져서 한 동안 달.. 2021. 2. 10.
5. 우울증 일기 - 가치 있게 살 수 있을까? 난 항상 쓸대없는 생각이 많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행복하게 살고 싶다. 좀 더 현명하게 살겠다고 행복을 버린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도 생길때가 있다. 심지어 그다지 현명한 생각인지도 확신이 없다. 침대에서 정신이 들면 해야할 일들에 스트레스가 올라온다. 숨 쉬는 것조차 짜증이 났다. 하지만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시간을 버리다보면 '그 까짓것들 뭐 어렵나.'로 바뀐다. 언제 죽어도 미련은 없으니 어려울 일은 없다. 다만 귀찮은 일들이 너무 많다. 명절 용돈을 찾으러 가는 것도 짜증나고 목표없는 공부도 짜증났는데 지금 당장은 그런 것들이 너무 별 거 아니게 느껴진다. 정말 별 거 아닌 일들이다. 그런데 그 안에 '내 사정'과 '인간관계'가 들어가니 너무나 괴롭다. 6살 쯤 어머니 손을 잡고 뛰다.. 2021. 2. 9.
4. 우울증 일기 - 가축 같은 나 (2018년 가을) 언젠가 친형에게서 들었던 말이 있다. 의미있게 사는 게 가치가 있다면 의미있게 죽는 것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난 그 철학에 흥미는 없었다. 다만 이해하지 못한 것엔 흥미가 있었기에 나름대로 생각했다. 출근길에 당시 다니던 중소기업 경리에게 발걸음이 너무 느린 걸 걸렸다. 무슨 일 있냐는 물음에 난 있는 그대로의 생각을 말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나와 일하고 주는 월급을 받고 주인을 위해 일 하는 게 가축같다고. 그 얘길 다 퍼뜨렸는지 관심도 없는 상사가 내게 말을 걸었고 옆 부서 상사는 뒷담화로 지가 철학자야? 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 년 때문에 난 또 지역감정이 생겼다. 본인들은 피해자라고 말하며 항상 이유없이 가해를 하는 그 지역사람들.. 나도 처음부터 그 지역에 감정이 있진 않았다. 그러다 내.. 2021. 2. 9.
3. 우울증 일기 - 2020년 12월 14일 오늘도 어김없이 날 찾아왔다. 죽고싶은 건지 우울한 건지 사랑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그냥 울고싶어졌다. 울고싶어서 슬픈영화, 슬픈 노래를 틀었다. 아무렇지 않게 익숙한 노래를 들었고 서툴게 눈물을 흘렸다. 이유도 없이 울었다. 이유가 뭔지 알고싶다. 동시에 나와 비슷한 사람을 위로해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울면서 다른 생각이 드는 건 내가 진심으로 우는 건 아닌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고 멈추었던 눈물을 다시 쏟아냈다. 다행이다. 조금은 나아졌다. 조금이지만. 사는 것에 미련이 생겼으면 좋겠다. 몇 번을 우는지 모르겠다.. 2021. 2. 9.
2. 우울증 일기 - 내가 버린 시간들 새벽 5시. 밤잠을 못 이룬 나는 허기를 느껴 현관을 나섰다. 10월의 밤이지만 낮동안 햇볕이 강하게 내렸던 방엔 열기가 아직도 머물러있다. 다른 식구들이 깨지 않게 조용히 나와 바로 향한곳은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사실, 내가 허기를 느낀 건 두어시간 전 부터였다. 하지만 3시에 가면 아무리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이라도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 시간의 식당은 비공식적으로 쉬는 시간이다. 그걸 알고부터는 그 시간은 피했다. 이 시간엔 의외로 많은 손님이 있고 또 오기도 한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손님은 꽤 숙련되보이는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다. 누군가에겐 아침으로도 부담스러울만한 식사를 새벽부터 입에 넣었다. 텔레비젼에선 여당에 관한 뉴스가 흘러나온다. 그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식사를 하면서 뉴스를 .. 2021. 2. 9.
우울증 증상 11가지 (직접 겪었고 겪고 있는 증상) 1. 과거의 일들을 계속 회상한다. 잘 한 거 잘못한 거, 좋은 시간 나쁜 시간 등 어떤 것이든 현재보다 과거에 갇혀있는 시간이 생긴다. 2. 악몽을 꾼다. 귀신을 본다거나 누군가 죽는 꿈은 애교다. 완전포박을 당한 채 절단기로 신체가 잘리는 꿈. 흉기로 목을 찌르고 상대의 흉기는 맨손으로 막아내는 꿈.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듯 날아다니는 꿈.(시멘트 바닥에 쓸리거나 건물에 쓸려다닌다.) 테러에 당하는 꿈. 3. 악몽과 무관하게도 불면증이 생긴다. 24시간을 깨어있다가 자도 3시간 뒤에 저절로 깨버린다. 다시 잠을 청하지만 밤 11시에 일어나 새벽4시가 되어도 잠이 못든다. 이런 증세가 계속되어 몇 주 몇 달이 스트레스다. 4. 식욕이 없다. 성욕도 없다. 밥을 사서 2~3 숟갈 먹고 전부 버린 경우도 많았.. 2021. 1. 19.